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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코드 스테이츠 회고록(완)

코드스테이츠 40기 백엔드 부트캠프 회고 겸 후기.

 

 

 

0. 코드 스테이츠를 선택한 배경

 

 나는 코드 스테이츠 과정에 참여하기 6개월 전, 2021년 12월부터 이미 자바스크립트로 개발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개발을 시작한 계기는 참으로 허접한데, 동생이 뜬금 없이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했는데 전과를 고려할 정도로(결국 복수전공하고 있다.) 재미있다길래 나도 흥미가 생겨 마침 비수기라 매장도 한가하고, "우리 매장 웹 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 같은 거 하나 만들어봐?"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유튜브도 잘 안 보고 유행에 무관심한 편이라 당시에는 개발자 연봉이 어쩌느니 하는 얘기도 전혀 몰랐고, 순전히 호기심으로 뛰어들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은 연봉에 관심 많다. ㅋㅋ.

 

그렇게 몇 달간 혼자 독학하면서 재미있게 자바스크립트와 리액트를 가지고 놀다가, 성수기를 앞두고 진지하게 개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성수기에 한 몫 챙기고 매장을 정리하는 게 돈만 보면 제일 좋은 선택이였겠지만, 성수기에는 절대로 개발 공부를 병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많은 갈등이 되었다.

 

한참 그런 갈등을 하고 있던 중 코드스테이츠 모집 광고를 보게 되었다.

나를 뽑아준 코드스테이츠에게는 미안하지만, 당시 코드스테이츠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은 그다지 없었다.

코드스테이츠가 나쁘다기보다는 국비 부트캠프는 다 비슷한 느낌이라.. 

아무튼 그래도 커리큘럼이 오프라인 국비학원보다는 나아보였고, 불필요한 학원 등/하원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모든 것에는 장단이 있는 법이기에,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었고 그냥 운에 맡기기로 했다.

만약 매장을 내놨는데 코드스테이츠 40기 시작 이전에 매장이 팔리고, 코드스테이츠 40기에도 합격한다면 코드스테이츠를 다니기로. 만약 안된다면 ?

성수기로 바짝 당기거나, 혹은 매장이 팔려버릴 경우 독학하다가 내가 유료 부트캠프를 다닐 생각이였다.

 

그런데 매장도 거의 올리자마자 팔려버렸고, 코드스테이츠도 운이 좋게도(?) 뽑히게 되었다.

이게 끝이다.

허접한 이유로 시작해서 우연의 연속으로 인해 코드스테이츠 백엔드 부트캠프에 합류하게 되었다.

 

 

 

1. 근데 왜 갑자기 자바 백엔드?

 

 일단 시인하자면 다소 충동적인 결정이였고, 그러나 한 편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결정이였다.

코드 스테이츠를 시작하기 직전에 난 사용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광활한 세계에 대한 궁금증들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블로그에 포스팅하지는 않았지만 Node.js를 깔짝거리며 서버를 찍어 먹어보게 되었다. 근데 그게 너무 맛있었던 것이다.

나는 나만의 알 수 없는 어떤 기준이 있는데, 나도 잘 모르는 그 기준에 의해 프론트엔드보다 백엔드의 세계가 훨씬 흥미롭고, 더 멋있는 진짜 기술자들의 세계 같이 느껴졌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건 오직 당시 나에게 그렇게 느껴진 것일 뿐, 프론트엔드가 좋니 백엔드가 좋니 이런 건 없다.

반대로 백엔드만 공부하다가 프론트엔드 찍어먹고 넘어가는 사람도 많으며, 난 둘 다 좋아라고 하면서 둘 다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남의 말 듣지 말고 자기 주관대로 판단하면 된다.

 

혹여나 기분 나쁜 사람이 있을까봐 말이 샜는데, 아무튼 그렇게 코드스테이츠 신청 직전에 뜬금없이 프론트엔드 과정을 신청하느냐, 백엔드 과정을 신청하느냐 고민에 빠졌고, 아주 충동적으로 백엔드 과정을 신청하게 되었다.

언어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Node.js를 가르치는 곳이 별로 없기도 하고, 엘리님의 강의를 들으며 자바에 대한 궁금함이 꽤나 있었던 상태라.. 그냥 "오히려 좋아"하면서 신청했다.

 

근데 그렇게 신청해놓고 합격 통지 이후 2주 동안 자바의 정석 읽으면서 엄청 후회했다.

자바스크립트보다 너무 까다로웠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자바스크립트가 불편하고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자바가 익숙해졌고, 백엔드를 선택한 것도 정말 너무 잘한 선택이였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도 기존에 하던 일을 놓을만큼 개발을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백엔드는 그 때보다 150배 정도 더 재미있다.

 

 

 

2. 무엇을 배웠나

 

- Java

- OOP

- Data structure

- Algorithm

- Database

- Network

- MySql

- Spring

- SpringCore

- Springboot

- SpringSecurity

- SpringRestdocs

- JPA(Hibernate)

- SpringDataJpa

- AWS

- Docker

- Webflux

- Career Coaching

 

더 있겠지만 내가 코드스테이츠 직원도 아니고 굳이 찾아보면서 쓰고 싶지는 않다.

 

대박~ 6개월 다니면 이거 다 할 수 있나요?6개월 중 2달 가량이 프로젝트다.

그러면 실질적으로 학습하는 기간은 4개월 정도.

 

Docker는 하루 배웠고 Webflux는 사흘~나흘 정도 배웠다. AWS는 일주일인가?

나머지도 거의 이 정도 텀으로 배웠다. 길면 일주일, 짧으면 하루.

 

6개월간 햇빛 안 보고 사람 안 만나면서 아침부터 새벽까지 예습 복습하면 그래도 깨작깨작 레퍼런스 보면서 할 정도로는 배울 수 있다.

난 하루에 4~5시간 정도 잤고, 외출한 기억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여전히 모르는 것들 투성이다. 그래도 재미있었으며, 지금은 더 재미있다.

 

 

 

3. 그동안 어떻게 학습했나

 

코드 스테이츠의 커리큘럼 기준으로 거의 한 달씩 앞서나가며 예습을 했고, 뒤로 갈수록 점점 따라잡혀서 거의 막바지였던 스프링 시큐리티를 배우는 시점에서는 완전히 커리큘럼과 내 개인 공부 진도가 일치하게 되었다.

 

코드스테이츠 시작 이후 내가 구매한 개발 관련 도서는 28권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것은 12권이다.

구매한 인프런 강의 중 22개를 완강하였으며 완료한 수업은 1199개 총 시간은 245시간 들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Oracle 공식 사이트나 Baledung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Spring 공식 사이트는 생각외로 자주 들어가지 않았다. 스프링에 관련된 내게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이 Baledung에 있었고, 이 쪽이 가독성이 훨씬 좋아서..

특히 SpringRestDocs는 공식 문서를 보면 쉬운 것도 어렵게 느껴지는 마법이 있다.

이외에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고 코드스테이츠 프로젝트 전에 동기들과 한 달 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이 배웠다.

 

읽고나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코드스테이츠는요?

 

내가 거의 계속해서 코드스테이츠보다 진도를 앞서나가고 있었고, 코드스테이츠의 자료나 강의는 초급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미 예습한 내가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볼 정도의 가치는 없었다.

그래도 모든 강의를 들었고,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했으며, 학습 자료도 모두 읽으며 복습하긴 했다.

그러나 내 학습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앞서나가서 학습해놓고 코드스테이츠 수업 자료가 너무 낮은 수준에 낮춰져 있다고 말하면 웃기는 일일 것이다.

코드스테이츠는 삼성이나 배민에서 운영하는 부트캠프 같이 선별된 인원들을 데리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강생 모두가 따라올 수 있는 수준"에 진도를 맞출 수 밖에 없다.

 

이게 모든 국비학원과 사설 부트캠프에 안 좋은 후기가 많은 이유다.

못하는 사람은 학원에서 자신을 못 가르쳤다고 생각하고, 잘하는 사람은 학원이 자기한테 도움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개인의 평가를 잘못된 것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간판이 있는 게 아니라면..

 

 

 

 

4. 코드스테이츠의 장/단점

 

장점 소개하고 단점 소개하면 단점만 기억에 남으니 코드스테이츠를 위해 단점부터 나열하겠다.

 

첫 번째, 코드스테이츠에서 자랑하는 페어 프로그래밍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

페어가 마음에 안 들어서? 물론 페어가 마음에 안 들어서 시간이 아까웠던 적도 많았지만 그런 것들보다 딱히 페어 프로그래밍할 건덕지가 없는 것들이 페어 프로그래밍 시간으로 들어가있는 게 너무 많다.

꽤나 기대했던 시스템이고 처음에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으나 가면 갈수록.. "이걸 페어 프로그래밍 시간 가져서 뭐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너무 많았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엔 막상 어려운 걸 시켜봤자 둘 다 못하면 서로 앉아서 넋두리만 하다가 시간 다 지나가고 "코드스테이츠 비추 후기 작성합니다" 이런 글이나 생길까봐 그런 거 아닌가 싶은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국비 지원 업체로 선정된 이후 매출이 3배 가량 증가한 걸로 아는데, 차라리 페어 프로그래밍 인원을 10명 정도로 늘려서 비용 부담을 줄이고 각 팀마다 시간제 외부 강사라도 배치해주면 훨씬 가치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두 번째, 과제가 더 많아지고, 초반 학습 난이도가 올라갔으면 좋겠다.

사실 나중에는 코드스테이츠에서 터치하는 게 별로 없어서 오히려 이걸 장점으로 여겼으나, 뭘 공부해야할지 갈팡질팡하는 초기에는 과제라도 많이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드스테이츠 SEB39 이전, 즉 유료였던 시절에는 처음 한 달 배우고나면 시험도 치고 과제도 꽤나 많았던 것 같은데, 국비 지원으로 변하면서 "어떻게든 끝까지 데려가자"로 노선을 전환한 것 같다.

그래야 국비지원 대상 업체에서 탈락하지 않고 오래오래 돈 타먹을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기에는 너무 유치원생마냥 조심스럽게 대한다는 느낌이였다.

만약 그런 분위기에 맞춰서 공부하다가 갑자기 스프링에 들어가고 풀악셀 밟듯이 진도 나가는 걸 겪은 사람들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싶다. 찾아보니 이게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국비 지원 받는 업체들의 공통점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큰 단점은 위 두개다. 

이제 장점이다.

 

첫 번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좋은 사람이라는 게 정서적으로,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것보다도 일반 국비학원보다 상대적으로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학벌 좋은 사람, 이미 국비나 유료 학원을 수료하고 온 사람, 컴공 출신, 현업에서 경력을 쌓다가 온 사람 등 다양한 동기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런 분들이 나에게 많은 자극을 주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맹모삼천지교. 괜히 학군에 따라 집값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나의 노력과 의지도 주변인들의 수준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것 저것 찍어 먹어보는 커리큘럼.

이건 누군가에겐 단점이고, 누군가에겐 장점일 것이다. 나한테는 장점이였다.

난 부트캠프를 신청하는 그 순간에도, 처음 합격 통지를 받은 날에도 강의나 수업 자료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인프런에 가면 배민 기술 이사님의 강의를 볼 수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시는 분의 강의를 볼 수도 있고, 서점에 가면 자바를 개발한 유명한 권위자께서 집필한 책도 있고, 구글에 접속하면 오라클이라는 자바를 쥐고 있는 회사에서 최대한 친절하게 작성한 레퍼런스를 볼 수도 있고, 이외에도 수 많은 유명 회사에 근무하는 개발자분들의 글을 읽을 수도 있는데.. 대기업 부트캠프도 아니고 한낱 학원 강의가 그런 것들보다 좋으면 그게 정말 말도 안되는 일 아닌가?

개발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소스가 너무나도 많다. 너무 많은 게 오히려 독이되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할만큼 말이다.

나한테 필요한 건 읽고 나면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마법의 학습 자료가 아니라 내 학습에 지표가 되어줄 커리큘럼이였고, 코드스테이츠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는 코드스테이츠 자료보다 외부 자료를 학습하는 것에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지만, 학습의 지표는 코드스테이츠의 진도와 커리큘럼이였고 코드스테이츠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중간중간 아주 여러번 고뇌에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취업에 큰 도움을 주지는 않으나, 적어도 아무데나 취업시키려고 하지는 않음.

취업은 내가 알아서 하는 거지, 어차피 학원에서 시켜주는 게 아닌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많은 학원에서 수료 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 별의 별 같잖은 회사들을 올려치기 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히 떠도는 사실인데, 코드스테이츠는 그런 건 전혀 없다.

자바를 주력으로 가져가는 코스인데 SI에 대한 미화도 전혀 없다.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얘기하지도 않았고, 오직 장/단점에 대해서만 객관적으로 얘기하셨다.

또한 "이런 회사는 피해라"라는 것들을 많이 얘기해주셔서 좋았고, AWS 한국 지사 채용담당 출신이신 커리어 코치님의 강의도 유익했다.

 

네 번째, 아무튼 주변에서 일반 국비학원보다는 낫다고 하네요.

ㅋㅋ 내가 말하는 장점은 아니고.. 코드스테이츠에 국비나 일반 유료 학원 수료하고 오신 분들이 꽤 계시는데, 내가 불만이 좀 생길 때쯤이면 주변에서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나마 있던 불만들마저도 다 사라졌다.

 

결론, 스스로 학습이 불가능한 사람이면 부트캠프는 가지 마시오.

근데 스스로 학습 불가능하면.. 안되지 않을까?

 

 

 

5. 마무리

 

코드스테이츠에서 알고 지내던 분들과는 여전히 같이 스터디하고 있고, 프로젝트도 하고 있어서.. 뭐가 바뀐 건지 모르겠다.

딱히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오전에는 알고리즘 낮에는 프로젝트 저녁에는 CS..

 

쩝.. 그래도 마무리 멘트는 있어야 허전하지 않을 것 같다.

 

안 좋은 경험도 있었고, 좋은 경험들도 있었지만 많은 지원자들 중 나를 선택해준 코드스테이츠에게 고맙다.

아마 그 때 뽑히지 않았으면 내 일정이 굉장히 애매하게 붕 떠버렸을 것이다.

덕분에 딴 생각할 새도 없이 바로 개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이라 업무 외적으로는 남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걸 어려워하는데, 기꺼이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건내주고 친하게 지내준 동기들에게도 고맙다.

반말체로 쓰니까 너무 건방진 느낌이다. 고맙습니다.. 제 맘 아시죠? ㅎㅎ

 

정말 온 몸을 불사지른 6개월이였고, 너무 재미있었다.

근데 취업하려면 아직 더 많이 태워야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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